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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한 달만에 DP1을 정리했다.
DSLR 심장을 가졌다 하여 오랫동안 고대하고 기대하며 봐왔는데
봐왔던 것 치곤 정말 초스피드로 허무하게 DP1을 정리하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 뒤 하드 안에 DP1 결과물을 정리하다가
2007년 SKY Slim & Slide를 쓰던 때의 사진들을 발견했다.
내가 생전 처음으로 사진을 찍는 게 좋았던 그때였고, 사진 찍는 게
무척이나 좋았고 신이 났던 그때의 사진들이다.
남들이 다 가진 잘나가는 Sony도 아니었고, 뽀대나게 걸고 다니는
DSLR도 아니었고 그저 핸드폰에 달린 카메라 기능이었지만
찍을 때마다 마음이 묻어나는 사진이 좋았고
나의 감성과 나의 글귀를 적는 것으로 만족했고 나는 행복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에게 DP1이라는 카메라가 생겼다. 아니 생겼었다.
내가 DP1을 선택하게 된 건 좀 더 좋은 결과물을 보고 싶어서였다.
(몇 주전까지 내 손에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그리고 DP1으로 찍은 사진도 몇 컷 없다.)
DP1은 아주 신중히 선택했던 카메라였다. 정말 내가 원하던 색감이었고
그래서 나는 DSLR이 아닌 DP1을 선택했었다.
그리고 DP1은 분명 최고의 똑딱이라고 불릴 만큼 좋은 결과물을 주었다.
특히, DP1은 내가 좋아하는 밤과 비에 강했고 감성적인 색감에 강했고 후보정에 강했다.
하지만 내가 DP1을 버린 건 다음과 같은 이유다.
DP1은 DP1을 위해서 풍경을 찾으러 나서야 했다.
이유인 즉, 비싼 똑딱이 왜 쓰냐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싶었다. 웬만한 디카쓰지
뭐 하러 DSLR도 아닌 비싼 똑딱이를 쓰고 있냐는 사람들의 말에 항상 초조해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설정해야 하고 보정해야 했고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솔직히 DP1은 최고의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참으로 기계를 다독이며 찍어야 했다.
DP1을 구매하기 전에 그러한 덧글을 본 적이 있다.
“DP1은 결과물 이외에는 기능이 10만원짜리 똑딱이 보다 못하다.”
나는 괜찮을 거라 했다. 나는 무엇보다 결과물이 중요했고 내가 원하는 색감이니까 나는 좋다 했다.
하지만 정말 안 괜찮은 건 내가 원하는 찰나에 DP1이 없다는 것이다.
(가지고 다니는 게 부담스러워) 집에 있었거나 (셔터누른 후라) 로딩시간이거나
(여전히) 내 가방 안에 짱 박혀있었다는 것이다.
내게 사진이라는 것은 찰나가 중요하다.
솔직히 사진 눈곱만치도 모르는 게 우습다라고 할 지 모르지만
나는 사진을 배우지 않은 입장에서 그저 당차게 이야기 하는 것뿐이다.
(나와 함께한 SKY Slim & Slide의 찰나의 순간들)
처음부터 내가 사진을 찍었던 이유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풍경이 아름다워
차마 지금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그리고 친구에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언젠가부터 내 수중에 돈이 생기고 나는 유독 비싼 카메라들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옛날의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니 그리고 DP1에게 데이고? 보니 설정샷도
후보정도 아닌 자연그대로의 샷을 원하는 나는 아직은 폰카가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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